[앵커]
보복 관광이라 할 정도로 최근 '유럽 여행' 정말 많이 갑니다.
코로나19로 억눌려왔던 여행 욕구를 분출하는 관광객들은 즐겁겠지만, 그 관광지에 살고있는 주민들은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세계를 가다, 파리에서 조은아 특파원입니다.
[기자]
한국에서도 유명한 프랑스 파리의 대표 관광지인 루브르 박물관 앞.
입구 앞 바닥은 물론이고 분수대 앞에서도 관광객들이 입장 순번을 기다립니다.
박물관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티켓을 손에 넣기도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앨런 블록/미국인 관광객]
"(파리) 도착 6개월 전에 루브르 박물관 입장권을 예약해야 들어갈 수 있더라고요."
[술탄 카미야스바예브/네덜란드 유학생]
"2주 전에 박물관 입장권을 예약하려고 보니 7월 말까지 다 매진이었어요."
점심시간인데도 이곳 박물관 앞에는 관람객들이 몰려 혼잡합니다.
박물관 측은 인파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하루 방문객을 4만5000명에서 3만 명으로 제한했습니다.
거리가 알록달록해 온라인 SNS에서 인기가 높은 파리 크레미유 거리에는 관광객들이 몰려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합니다.
[카이옌 다 실바 디아스/크레미유 거리 주민]
"특히 아침에 사람들이 많이 와서 사진을 찍는데 소음이 심해요."
지역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보다 못한 지자체가 최근 관광 제한 조치를 내렸습니다.
올해 1분기 프랑스 호텔 이용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까이 늘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동안 참았던 여행을 하려는 이른바 '보복 관광' 수요가 폭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명 관광지에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관광의 질이 떨어지고 지역서 마찰이 빚어지는 이른바 '오버 투어리즘' 현상으로 프랑스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관광객 제한 정책은 유럽 내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납니다.
한국 인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인 스위스 이젤발트에는 '인증샷'을 찍으려는 K-드라마 팬들이 몰리자 최근 지자체에서 우리 돈 약 7000원의 통행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탈리아 해안 마을 포르토피노에서도 석 달 전부터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베베르리 페브리/여행사 직원]
"관광지가 많이 훼손되면서 사람들을 받지 않으려는 곳이 많아져서 관광 여건이 힘들어질 수 있을 겁니다. 계속 시끄러워질 거예요."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거리두기'에 익숙해진 관광객들이 한적한 관광지가 아닌 북적거리는 유명 관광지에 몰려 전문가들의 예상을 깼다고 보도했습니다.
파리에서 채널A뉴스 조은아입니다.
영상취재 : 이수연(VJ)
영상편집 : 이태희
조은아 기자 achim@ichannela.com